메탄디에논(디아나볼): 냉전이 만든 첫 경구 스테로이드

디아나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역사에서 분기점이다. 이 약 이전에도 테스토스테론은 있었지만 주사를 맞아야 했고, 그 사실 하나가 확산을 막고 있었다. 먹는 알약이 나오자 상황이 달라졌다. 1960년대 미국 웨이트리프팅과 미식축구에서 시작해 보디빌딩 전체로 퍼졌고, "챔피언의 아침식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구조

메탄디에논의 구조식. 테스토스테론에 17알파 메틸기가 붙고 1번과 2번 사이에 이중결합이 추가된 형태
테스토스테론과 다른 곳은 두 군데다. 17번 자리의 메틸기와 A고리의 이중결합 하나

분자식은 C20H28O2다. 정식 명칭은 17α-메틸-δ¹-테스토스테론이고, 테스토스테론과의 차이는 정확히 두 가지다.

  • 17α-메틸기: 간의 초회통과 대사를 견디게 한다. 이것이 먹는 약을 가능하게 한 변형이고, 동시에 간독성의 원인이다.
  • 1번-2번 이중결합(Δ¹): A고리에 이중결합이 하나 더 붙어 아로마타제에 대한 반응성이 테스토스테론보다 낮아진다. 다만 없어지지는 않아서, 대사되면 17α-메틸에스트라디올이라는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진다.

17α-알킬화가 하는 일

경구 스테로이드를 이해하려면 초회통과 대사를 먼저 봐야 한다.

경구 스테로이드가 장에서 흡수되어 간문맥을 거치며 대사되는 경로와, 17알파 메틸기가 그 대사를 견디는 원리
17번 자리를 막으면 간의 산화효소가 붙잡지 못한다. 약이 살아남는 대신 간세포가 그 부담을 진다

입으로 삼킨 약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간문맥을 통해 곧장 간으로 간다. 전신 순환에 도달하기 전에 간을 한 번 통과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이 과정에서 17β-수산기가 산화되어 대부분 활성을 잃는다. 그래서 그냥 먹으면 약이 되지 않는다.

17번 탄소의 α 위치에 메틸기를 붙이면 이 산화가 입체적으로 방해받는다. 약은 살아남아 전신으로 나간다. 대신 간세포가 대사 부담을 계속 진다. 이 계열에서 보고되는 간 이상은 다음과 같다.

  • 담즙정체성 황달(가장 흔하다)
  • 간효소(AST, ALT) 상승
  • 자반성 간질환(peliosis hepatis): 간에 혈액이 고인 낭이 생긴다
  • 간선종과 드물게 간세포암

여기에 더해 17α-알킬화 경구제는 HDL 콜레스테롤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간의 지질 대사 효소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이고, 주사제 에스터보다 이 영향이 훨씬 크다.

약동학

  • 반감기: 약 3~6시간. 매우 짧다. 하루 중 혈중 농도의 변동이 크다.
  • 경구 생체이용률이 높다.
  • 간에서 대사되어 소변으로 배설된다.
  • 대사체 검출 기간은 며칠에서 몇 주 수준으로, 주사용 에스터보다 훨씬 짧다.

반감기가 짧다는 사실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혈중 농도가 하루 안에 크게 오르내리므로 부작용도 그 리듬을 따르고, 도핑 검사 관점에서는 중단 후 비교적 빨리 사라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1970~80년대 도핑 관리가 느슨하던 시기에 경기 전 일정 기간만 끊는 방식이 통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개발과 확산

CIBA(스위스 바젤)에서 1955년에 처음 보고됐고, 1958년 미국에서 디아나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 얽힌 이야기가 유명하다. 미국 역도 대표팀 주치의였던 존 지글러는 1954년 빈 세계선수권에서 소련 팀의 성적을 보고 테스토스테론 사용을 의심했고, 귀국 후 CIBA와 협력해 남성화 작용이 덜한 경구 유도체를 찾았다. 그 결과물이 메탄디에논이다.

다만 이 서사는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 지글러 본인이 나중에 자신이 관여한 일을 후회했다고 전해지고, 초기 임상 근거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매우 빈약했다. 이 약은 화상 환자와 노인의 소모 상태를 적응증으로 승인됐지, 운동 능력 향상으로 승인된 적이 없다.

확산은 빨랐다. 1963년경에는 오클라호마 대학과 샌디에이고 차저스 같은 미식축구 팀에서 사용이 보고됐고, 이후 보디빌딩계의 표준 물질이 됐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비롯한 1960~70년대 보디빌더들은 이 약이 합법이고 처방 가능하던 시기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에는 규제물질이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1983년 CIBA가 시장에서 철수했고 1985년 승인이 취소됐다. 현재는 Schedule III 규제물질이다. 시중에 도는 것은 전부 지하 제조품이거나 해외 유통품이다.

사람에서 확인된 것

디아나볼 단독의 현대적 무작위 시험은 사실상 없다. 승인 당시의 자료는 방법론이 지금 기준에 못 미치고, 이후에는 윤리적으로 시험이 설계되지 않았다.

그래서 효과에 대한 신뢰할 만한 진술은 이 정도다. 17α-알킬화 경구 안드로겐 일반의 효과는 총론에서 본 테스토스테론 시험 결과와 방향이 같고, 개별 물질의 상대적 강도는 대부분 동물 검사(허쉬버거)와 사용자 보고에 근거한다. 인터넷에 도는 "아나볼릭 210, 안드로제닉 60" 같은 숫자는 쥐 실험에서 나온 값이며 사람에게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쪽은 부작용이다.

  • 수분저류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와 혈압 상승
  • 여성형유방(17α-메틸에스트라디올 생성 때문)
  • HDL 급감과 LDL 상승
  • 간효소 상승, 담즙정체성 황달
  • HPTA 억제

검출

메탄디에논은 도핑 검사에서 오래 다뤄진 물질이라 대사체 지도가 잘 알려져 있다. 6β-하이드록시메탄디에논이 오랫동안 표준 표적이었고, 이후 더 오래 남는 장기 대사체가 발견되면서 검출 기간이 늘었다. 검사법이 발전하면 과거에 안전하다고 여겨진 중단 기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2008년과 2012년 올림픽 샘플의 재분석에서 여러 건의 사후 적발이 나왔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전문의약품입니다.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며, 스포츠에서는 도핑에 해당합니다. 이 글은 약리학과 의학 문헌을 정리한 교육 목적의 자료이고,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사용하지 마세요.